참기름집을 운영하는 시앙어슈는 무식한데다 술로 지새는 절름발이 남편에 정나미가 떨어진지 오래이고, 현청 소재지에서 정기 호하물을 운반해오는 젊은 기사 렌충시와 남편 몰래 정을 통해 오면서 불행하게 살고 있다. 그녀의 불행은 애정의 부족만이 아니었다. 아들 돈자가 간질인데다 좀 모자라 아직 며느리를 맞지 못해 안타깝다. 그러던 중, 아들이 환환을 사모한다는 것을 알고 빚더미에 앉은 환환의 부모에게 거금을 주고 환환을 며느리로 맞아 들인다. 그러나 첫날밤 돈자는 발작을 일으켜 왕황의 온몸에 상처를 입히고 왕황의 결혼 생활이 행복할 리 없다. 설상가상으로 시앙어슈는 불륜의 현장을 며느리에게 들키고, 렌충시는 두사람의 관계를 끊자고 한다. 결국 두사람의 밀애는 막을 내리지만 창피함과 괴로움으로 슬퍼하던 시앙어슈는 문득 아들의 품에서 시달리는 환환을 생각하고, 못할 짓을 했구나하는 후회가 샘솟듯 솟아, 며느리에게 차라리 아들을 버리고 멀리 달아나 행복하게 살아 달라고 간곡히 타이른다. 슬픔에 겨워 흐느끼는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어깨 너머 우거진 갈대 사이로 가없이 펼쳐진 호수가 달빛은 고요하다.